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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간호법인가 (김영남 전국 보건진료소장회 부회장·강원도간호사회 이사)

작성자 홍보
2021.08.05
조회 11667
[기고] 왜 간호법인가

김영남 전국 보건진료소장회 부회장·
강원도간호사회 이사


코로나 시국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델타변이 바이러스등 변수도 많아 확산세 차단 시점을 콕 집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걱정은 고스란히 지역보건진료소에도 다가온다. 사실 혼자 근무하며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근무환경에서 보건소 접종 파견일로 주민들에게 많이 미안했다. 한창 농번기에 일하다가 다쳐서 응급으로 오기도 하는데 종일 접종업무로 부득이하게 진료소 문을 잠그고 나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거기에 보건소는 어떠한가? 간호사들이 지쳐 쓰러지지 않게 해달라고 국민청원도 올라온 상태다.이렇듯 할 일은 많은데 코로나 확산세가 무섭게 퍼지면서 추가접종이나 빠른 접종에 대한 문의도 폭주하고 있다.

최일선 지역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보건진료소에서는 이러한 문의와 대리예약과 같은 일들도 도맡아 하고 있다. 모든 업무 처리도 1인 근무체제이기에 자리를 비우면 대체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평소 고정적인 업무인 내소진료, 가정방문, 응급치료에 코로나로 인한 선별검사와 역학조사 그리고 예방접종업무등 여러 업무가 겹쳐져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업무는 국가적 대사이기에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 간호사 전반적인 현실은 더욱 더 열악하다. 간호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의료선진국이라고 말하지만 간호사를 들여다보면 뒤처져 있다. 게다가 간호사업무가 과중하다보니 중도 하차하는 경우도 많아 실제적으로 더 많은 간호사가 필요하다.

간호사 활동 무대 역시 달라졌다. 단순히 병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보건진료소라는 지역보건의 최일선에서 40년 넘게 책무를 다하고 있고 학교와 어린이집 요양시설 노인복지회관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지역보건이 감당해야 할 영역은 더욱 고도화되고 확대될 수밖에 없다.인구 2만6000명 수준의 고성군의 경우만 해도 65세 이상 고령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제대로 된 의료기관 하나 없는 현실에서 고령화에 맞춤형 지역보건진료소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하는 게 대안일 수밖에 없으며 간호사는 어느 곳에서나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간호 인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합당한 처우가 있어야 한다.그동안 열악했던 처우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코로나 근무 과로때문에 동료 간호사가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힘든 것은 간호사들을 위한 제도나 정책이 없다는 점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국가적 지역적 책무를 감당하려면 그에 걸맞은 법 제정과 처우개선이 뒤따라야한다. 근무환경을 개선해줘야 한다. 전문성을 인정해주고 독자적인 간호정책을 펼 수 있도록 법제정이 시급하다고 간호사들이 외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간호법 제정은 국민건강증진과 행복에 기여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취약계층에게 산간 오지마을의 국민들에게 보건의료혜택이 충실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간호법의 제정 필요성은 더욱 긴요해졌다. 충분한 논의가 있었고 공감대도 있다.늦었을 때가 적기다. 이제라도 간호법 제정을 통해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역병 시대를 건너고,튼튼한 지역보건의 성채도 쌓아 모두가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