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한·중·일 간호학술대회가 간호에서의 새로운 가치 탐구(Creating New Values in Nursing)를 주제로 9월 16∼18일 일본 도쿄 유엔대학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과 후쿠이 토시코 일본간호협회장, 그리고 우 신주안 중국간호협회장은 간호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쓰기 위해 간호사가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입장을 같이 했다.

한국 /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주력

간호법 제정 위해 총력 … 100만 서명 달성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0년간 간호 관련 법령 개정활동에 힘써왔다. 국민의 간호요구도 상승, 간호사 교육수준과 환자결과 향상 등을 근거로 꾸준히 정부와 국회를 설득했다.

　그 결과 2011년 고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간호교육의 4년 학제 일원화를 이뤄냈다. 또한 2015년 의료법 개정을 통해 간호사 업무를 명확히 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업무체계를 확립했다.

　개정된 의료법에서는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등을 간호사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의료기관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간호사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됐으며, 특히 공공보건의료기관 중 병원급 의료기관에서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이 의무화됐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를 지역별로 운영해 유휴간호사의 재취업을 돕고, 간호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지역 내 중소병원 취업을 연계함으로써 지역별·의료기관별 인력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힘쓰고 있다.

　잘못된 관행은 간호사뿐 아니라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잘못된 관행이 굳어지기 전에 법 개정 등을 통해 이를 타파하고, 적극적으로 사고하며 행동하는 것이 간호가 새롭게 가져야 할 가치이다.

　이제 한국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이라는 큰 사명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 제정을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마쳤다. 간호사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간호법 제정을 이뤄내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일본/ 후쿠이 토시코 일본간호협회장

지역포괄케어 시스템 구축 운영

지속가능한 근무환경 조성 주력

　일본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치매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혼자 또는 배우자와만 사는 고령자도 늘고 있다. 폐렴이나 심뇌혈관질환 등은 증가하고 암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질병구조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보건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은 병원완결형에서 지역완결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사람들이 어떠한 건강상태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간호는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지속하고, 의료와 생활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재택의료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로 간호사의 역할을 넓혀 지역 전체를 내다보는 간호를 실현해야 한다.

　일본간호협회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구현한다는 사명 아래 간호사의 지속가능한 근무환경 조성, 교육을 통한 간호전문성 향상 등에 힘쓰고 있다. 또한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에서 간호제공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수를 확충하고, 간호사들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재택시설의 간호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간호사를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어느 지역에서든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임신부터 출산, 양육까지 포괄적인 모자보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모든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다. 간호사 한 명 한 명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고, 국민들의 삶을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중국/ 우 신주안 중국간호협회장

간호 전문성 강화 및 표준화 힘써

간호에는 국경 없어 … 다른 나라와 적극 협력

　중국의 보건의료 수준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고 영아사망률 및 모성사망률이 감소했으며, 운동실천 등 생활습관은 좋아졌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요구가 다양화됐고, 생애주기에 따른 수준 높은 간호를 제공할 필요성이 커졌다.

　중국도 현재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고령인구가 2억명을 넘어 전 인구의 17.4%에 달하며, 고령화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감염병 이외에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등이 국민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를 둘째까지 낳을 수 있도록 출산정책도 달라져 출산 관련 간호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380만명 이상의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다. 전문대 이상 학력을 가진 간호사가 67% 정도로 교육수준도 높아졌다.

　중국간호협회는 특히 간호서비스 질 향상, 간호사업 활성화, 간호전문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간호혁신을 도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학교교육, 졸업 후 교육, 평생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배움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전문분야별 연수코스를 운영하고, 매년 대규모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간호의 표준화를 위해 간호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고,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여러 형태의 간호를 도모하고 있다. 간호서비스를 병원뿐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건강은 전 세계적인 과제이며, 간호에는 국경이 없다. 하나의 운명공동체로서 모든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른 나라와의 협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